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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혁신처가 2018년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다시 한 번 ‘공무원 시험의 민간시험 호환성 제고’를 언급했다.
지난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 정착’이라는 주제로 2018년 정부업무보고가 진행됐다. 이날 보고는 국무총리와 7개 부처 장·차관, 당·청 인사 및 일반국민 등 1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인사처는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경찰·소방 등 생활안전 분야 현장인력 충원 ▲공무원 선발 소요기간 평균 2개월 이상 단축 ▲민간시험과의 호환성 제고 등 직무역량 중심 선발체계 구축 ▲국가에 헌신한 공무원에 대한 보상 강화 ▲실적과 능력 중심으로 승진관행 개선 ▲공직 내 다양성 확보 위한 여성관리자 임용 및 지역인재·중증장애인 채용 확대 추진 등의 내용을 담았다.
공무원시험을 준비 중인 수험생에게 가장 큰 관심거리는 ‘민간시험과의 호환성 제고’일 것이다. 인사처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민간시험과의 호환성을 제고할 것인지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지만, 현재 사기업 채용시장에서 TOEIC 등 영어능력검정시험 점수가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공무원시험에서도 국어, 영어, 한국사 등 과목들이 능력검정시험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국가직 7급 채용시험에 영어능력검정시험 인증제가 적용되었기 때문에 제도 변경을 위한 허들은 낮아진 셈이다.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시험과 민간시험과의 호환성을 천명하면서, 9급 공채 시험에도 추후 영어능력검정시험이 도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인사처의 지지부진하고 모호한 업무 처리 방식이다. 지난해 11월 감사원에서 고교선택과목에 대해 시정을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현 시험제도 변경에 대한 가타부타한 개선 방안이 나오지 않고 있으며, 이번 업무보고에서 채용 관련해서 중점 있게 이야기한 민간시험과의 호환성은 지난해 7월 김판석 인사처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서 이미 밝힌 내용이다.
당시 김 처장은 “취임 100일을 넘기지 않고 인사혁신 로드맵을 마련해 추진할 계획”이라며 “올해부터 7급 필기시험 영어 과목이 토익·토플 등 영어 성적표 제출로 대체된 것처럼 공무원 시험과목의 민간 호환성을 높이고자 한다. 복잡한 선택과목들은 유불리가 없도록 조정하고, 면접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한 바 있다.
김판석 인사처장이 취임한지 벌써 200일이 넘었지만 인사혁신 로드맵은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약속한 기한도 지났고, 지난해 11월 있었던 국정감사에서도 수립 예정이라고 언급한 인사혁신 5개년 로드맵이 언제쯤에나 나올지 공시생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인사처에서는 시험 준비에 영향이 없게끔 충분한 유예기간을 두고 시험제도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지만, 조그만 변화에도 민감한 공무원 수험생들에게 인사처의 지지부진한 업무 태도는 수십만 공시생들의 불만을 키우고 있다.